
어떤 예술을 하고 있습니까?
안녕하세요. 저는 서양화 전공하고 있고 평면 작업을 주로 하고 있는 임재현입니다.
가장 뚜렷이 기억나는 예술을 처음 접하게 된 추억은 어떤 것입니까?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제가 첫 예술을 접한 추억이 있어요.
7살 때 서유럽으로 가족여행을 갔는데 그때 루브르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본 것이에요.
진품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 사이에서 조그맣고 어린 저와 몇몇 다른 아이들을 박물관에서 일하시던 직원분이 그림 가장 가까이로 이끌어주셔서 제일 앞쪽에서 차단봉의 빨간 줄을 잡고 그림을 봤던 기억이 나요.
한가운데에서 바라보았던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 가슴이 뛰던 순간이 있었죠.
너무 신기하고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여행 내내 흥미가 별로 없던 제가 유일하게 파리의 미술관에서 여러 가지 그림들과 작품을 보면서 울지 않고 힘들어하는 기색 없이 끝까지 행복해하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고 가족들이 이야기했던 것이 나요.
지금까지도 제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작품 중 하나가 모나리자입니다.
아주 어릴 때 봤는데도 그 기억이 어렴풋이 잊히지 않는 게 너무 신기해요!

당신의 예술로 사람들 혹은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까?
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바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매번 거창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을 하고 싶습니다.
제 그림 안에는 우리 모두가 각자만의 크고 작은 틀을 가지고 있고, 그 틀에서 벗어나거나 자유로워지길 바란다는 의미 또한 있기 때문에 같은 작품을 보고도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수도 있어요.
그것 또한 제가 하고 싶은 예술인 것 같습니다.
굳이 해석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때그때 마음으로 느껴지는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좋겠어요.

창작할 때 주로 어떤 곳,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십니까?
저는 일상의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도, 때로는 익숙한 곳을 벗어나 낯선 곳에 가게 되었을 때도 여러 가지 떠오르는 게 많은 것 같아요.
가장 크게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안정감이나 변하면서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은 같은 장소와 같은 장면이더라도 제게 매번 다른 느낌을 줘요.
그래서 자연에 압도당하는 기분을 받을 때 가장 많은 영감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그 감정선과 기분을 잊고 싶지 않아서 사진을 많이 찍어두는 편인데, 찍어뒀던 사진들로 그때의 아름다움을 다시 기억하고 화폭에 남기고 싶어 하는 편이에요.
생각하고 있는 그림의 컨셉마다 다르지만 요즘은 ‘허점’을 주제로 생각하면서 음식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당신이 그리고 싶은 미래는 어떤 건가요?
캐나다 밴쿠버에는 화이트락이라는 바다가 보이는 예쁜 마을이 있어요.
언젠가는 한번 언니와 함께 해질녘에 산책을 갔던 적이 있는데,
화이트락의 해변가에서 어떤 백발의 할아버지가 물가에 앉아 그림을 그리려고 준비하시는 과정을 보게 되었어요.
종이를 펼치고, 종이컵을 들고, 바닷물을 떠서, 그 바닷물로 바다 그림을 그리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마치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규칙은 상관없다는 듯이 너무나도 자유로워 보였고요.
아름다운 풍경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그리는 수채화가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순간적으로, 미래의 나도 자유롭고 행복하게, 보는 사람도 행복해지는 그림을 그리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5년, 10년 후에는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서 여행을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요.

당신을 대표하는 색은 무엇인가요?
저를 대표하는 색은 ‘wood brown’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강렬하거나 눈에 띄는 색을 떠올렸지만 저를 잘 아는 가까운 사람들이 저를 보며 떠올리는 브라운이 결국에는 저를 대표한다고 생각했어요.
브라운은 혼합색이기에 다양한 색을 적절한 비율로 조합해서 만들어지는데, 여기에 여러 가지 색이 다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라운 중에서도 우드 브라운을 선택한 이유는 따사로운 햇살을 쨍하게 받아 빛이 나면서도,
포근하고 따스하게 쉴 수 있는 그늘도 만들어 주는 나무를 함께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피로감 없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우드 브라운이 언제나 누구에게나 따스하지만,
그 안에서도 단단함을 잃지 않는 저의 색과 닮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임재현 작가의 과거 작품들

틀, 임재현, 130.3x97.0cm (60F), oil on canvas, 2020

favorite things, 임재현, 40.9x31.8cm (6f), oil and conte on canvas, 2021

drowsy, 임재현, 35.0x21.0cm, oil on canvas, 2021

집으로 가는 길, 임재현, 72.7x60.6cm (20F), acrylic on canvas, 2021

멈춤, 임재현, 40.9x31.8cm (6f), oil and conte on canvas, 2021
편집자 인터뷰 소회
예술을 향유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1.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깊게 파악하는 것.
2. 미술사의 큰 흐름 가운데 해당 작품이 어디 즈음 존재하는가 판단하며 보는 것.
3. 나의 경험에 빗대어 나름대로 해석하는 것.
4. 그냥 즐기는 것.
임재현 아티스트의 그림은 3번과 4번 그 어디쯤에 있다.
보았을 때 그냥 마음이 편해지는 그림은 전문가와 일반인 그 누구에게도 동일하게 전해지는 가장 강렬한 힘이 있다.
관람객에게 그림을 편안하게 즐길 자유를 부여하는 아티스트.
그녀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Interview by 김정아
photo by 이행진
editing by 고민석
어떤 예술을 하고 있습니까?
안녕하세요. 저는 서양화 전공하고 있고 평면 작업을 주로 하고 있는 임재현입니다.
가장 뚜렷이 기억나는 예술을 처음 접하게 된 추억은 어떤 것입니까?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제가 첫 예술을 접한 추억이 있어요.
7살 때 서유럽으로 가족여행을 갔는데 그때 루브르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본 것이에요.
진품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 사이에서 조그맣고 어린 저와 몇몇 다른 아이들을 박물관에서 일하시던 직원분이 그림 가장 가까이로 이끌어주셔서 제일 앞쪽에서 차단봉의 빨간 줄을 잡고 그림을 봤던 기억이 나요.
한가운데에서 바라보았던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 가슴이 뛰던 순간이 있었죠.
너무 신기하고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여행 내내 흥미가 별로 없던 제가 유일하게 파리의 미술관에서 여러 가지 그림들과 작품을 보면서 울지 않고 힘들어하는 기색 없이 끝까지 행복해하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고 가족들이 이야기했던 것이 나요.
지금까지도 제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작품 중 하나가 모나리자입니다.
아주 어릴 때 봤는데도 그 기억이 어렴풋이 잊히지 않는 게 너무 신기해요!
당신의 예술로 사람들 혹은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까?
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바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매번 거창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을 하고 싶습니다.
제 그림 안에는 우리 모두가 각자만의 크고 작은 틀을 가지고 있고, 그 틀에서 벗어나거나 자유로워지길 바란다는 의미 또한 있기 때문에 같은 작품을 보고도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수도 있어요.
그것 또한 제가 하고 싶은 예술인 것 같습니다.
굳이 해석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때그때 마음으로 느껴지는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좋겠어요.
창작할 때 주로 어떤 곳,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십니까?
저는 일상의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도, 때로는 익숙한 곳을 벗어나 낯선 곳에 가게 되었을 때도 여러 가지 떠오르는 게 많은 것 같아요.
가장 크게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안정감이나 변하면서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은 같은 장소와 같은 장면이더라도 제게 매번 다른 느낌을 줘요.
그래서 자연에 압도당하는 기분을 받을 때 가장 많은 영감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그 감정선과 기분을 잊고 싶지 않아서 사진을 많이 찍어두는 편인데, 찍어뒀던 사진들로 그때의 아름다움을 다시 기억하고 화폭에 남기고 싶어 하는 편이에요.
생각하고 있는 그림의 컨셉마다 다르지만 요즘은 ‘허점’을 주제로 생각하면서 음식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당신이 그리고 싶은 미래는 어떤 건가요?
캐나다 밴쿠버에는 화이트락이라는 바다가 보이는 예쁜 마을이 있어요.
언젠가는 한번 언니와 함께 해질녘에 산책을 갔던 적이 있는데,
화이트락의 해변가에서 어떤 백발의 할아버지가 물가에 앉아 그림을 그리려고 준비하시는 과정을 보게 되었어요.
종이를 펼치고, 종이컵을 들고, 바닷물을 떠서, 그 바닷물로 바다 그림을 그리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마치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규칙은 상관없다는 듯이 너무나도 자유로워 보였고요.
아름다운 풍경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그리는 수채화가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순간적으로, 미래의 나도 자유롭고 행복하게, 보는 사람도 행복해지는 그림을 그리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5년, 10년 후에는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서 여행을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요.
당신을 대표하는 색은 무엇인가요?
저를 대표하는 색은 ‘wood brown’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강렬하거나 눈에 띄는 색을 떠올렸지만 저를 잘 아는 가까운 사람들이 저를 보며 떠올리는 브라운이 결국에는 저를 대표한다고 생각했어요.
브라운은 혼합색이기에 다양한 색을 적절한 비율로 조합해서 만들어지는데, 여기에 여러 가지 색이 다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라운 중에서도 우드 브라운을 선택한 이유는 따사로운 햇살을 쨍하게 받아 빛이 나면서도,
포근하고 따스하게 쉴 수 있는 그늘도 만들어 주는 나무를 함께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피로감 없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우드 브라운이 언제나 누구에게나 따스하지만,
그 안에서도 단단함을 잃지 않는 저의 색과 닮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임재현 작가의 과거 작품들
틀, 임재현, 130.3x97.0cm (60F), oil on canvas, 2020
favorite things, 임재현, 40.9x31.8cm (6f), oil and conte on canvas, 2021
drowsy, 임재현, 35.0x21.0cm, oil on canvas, 2021
집으로 가는 길, 임재현, 72.7x60.6cm (20F), acrylic on canvas, 2021
멈춤, 임재현, 40.9x31.8cm (6f), oil and conte on canvas, 2021
편집자 인터뷰 소회
예술을 향유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1.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깊게 파악하는 것.
2. 미술사의 큰 흐름 가운데 해당 작품이 어디 즈음 존재하는가 판단하며 보는 것.
3. 나의 경험에 빗대어 나름대로 해석하는 것.
4. 그냥 즐기는 것.
임재현 아티스트의 그림은 3번과 4번 그 어디쯤에 있다.
보았을 때 그냥 마음이 편해지는 그림은 전문가와 일반인 그 누구에게도 동일하게 전해지는 가장 강렬한 힘이 있다.
관람객에게 그림을 편안하게 즐길 자유를 부여하는 아티스트.
그녀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Interview by 김정아
photo by 이행진
editing by 고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