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25 윤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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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술을 하고 있습니까?


저는 영화와 그림, 글로 다양한 예술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 작업은 1인 제작으로 대부분은 바로 그 순간의 현장을 촬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핸드폰으로 촬영할 때도 많고 다른 사람들이 찍어준 영상을 사용하기도 하며,

사진도 자유롭게 영화에 넣기 때문에 사실 정확한 화면 비율이 영화에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작품 활동하며 대부분을 사적 다큐멘터리로 작업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일반적인 다큐멘터리 성격과는 많이 다른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personal+documentary 합성어인 personaltary로 저만의 장르를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작업하면서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면에 대한 깊은 고찰과 고민 조금은 저의 어두운 면을 끌어내기도 하는 작업을 많이 하기도 해서 가끔은 정신적인 피로가 높아요.

그럴 때마다 그림을 그리면서 힐링하고 정신적으로 받았던 피로를 모두 쏟아내며 다시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그림은 제게 이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감성적이고 추상적인 작업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에서는 감정 과잉 없이 담백하게 관객에게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억누르던 것들을 그림에서 표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이 많이 화려한 편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글은 영화를 만들거나 그림을 그릴 때 때놓을 수 없는 작업이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쓰고 읽어야 더 다양한 세상을 알게 된다는 생각에 어떨 때는 조금은 집착적인 모습도 보이는 것 같아요.

글에서는 특히 시를 주력으로 쓰고 있는데, 간결하지만 핵심적으로 표현하는 점이 매력적이라 특히 그림 작가 노트도 시로 많이 표현하곤 합니다.

 


 

 





가장 뚜렷이 기억나는 예술을 처음 접하게 된 추억은 어떤 것입니까?


예술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유치원생부터 이런저런 예술을 접했지만,

제게 가장 뚜렷이 기억나는 예술의 시작은 피아노를 잘 치던 제 첫사랑과 친해지기 위해, 피아노를 쳤던 일이 가장 뚜렷합니다.

당시 소심하고 숫기도 없어서 그 아이에게 말도 못 걸었기 때문에 피아노를 죽도록 연습하는 것이 유일하게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었어요.

운이 좋으면 체육 자유시간에 함께 피아노를 칠 수 있었기 때문에 하교하면 아주 열심히 피아노를 연습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근데 친해지기 위해서 클래식을 듣고 피아노를 치는 모든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안타깝게도 첫사랑이 그렇듯 저도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클래식도 피아노도 모두 좋아합니다.

 





당신의 예술로 사람들 혹은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까?


자극적이지 않은 예술을 통해 일상의 고귀함과 잔잔함의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창작할 때 주로 어떤 곳,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십니까?


영화를 창작할 때는 고민에서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그 고민이 결국은 지금 제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를 만들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을 밟으면, 영화를 다 만들 즈음에는 그 고민에서 자연스럽게 해방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는 극영화보다는 사적 다큐멘터리에 더욱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저는 영화를 만들고 최종 파일 렌더링이 끝날 때까지 모든 과정이 자기 수양의 퍼포먼스라고도 생각하기 때문에

언젠가 영화를 찍고 만드는 제 모습을 영화로 찍고 만들고 싶네요.

그러면 또 새로운 영감이 될 것 같아요.

그림의 경우 얼마 전까지는 꿈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겐 꿈이란 뭐든지 다 하고, 될 수 있는 이상향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깊어서 영감의 원천이 되어주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근래에는 꿈을 잘 꾸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꿈이란 제게 일시적인 영감의 형태인 것 같네요.

가장 꾸준하고 지속적인 영감은 노래입니다.

특히 제가 늘 작업을 하면서 꼭 듣는 아티스트분이 계세요.

신기하게도 그분의 노래를 들으면 가만히 있다가도 새로운 영감이 마구 떠올라요.

하루는 그분의 노래를 듣고 그림을 그리다가 엉엉 운 적도 있었어요. 우울하거나 슬펐던 날도 아니었는데 왜 울었을까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도 잘 모르겠어요.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분이고 모르는 사이지만 그의 창작물을 듣고 계속해서 새로운 작업물을 만들어 낸다는 게 신기하네요.

이런 게 팬심인 걸까요? 그렇지만 이렇게 이야기하니 좀 부끄럽네요.

글은 일상에서 시선에 꽂히는 것들이 제게 영감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보통 무언가에 꽂히게 되면 머릿속에서 계속 윙윙 반복되기 때문에 그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요.

사람에게는 청각 촉각 많은 감각이 있지만, 저에게는 시각이 많은 요소를 차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어떠한 이미지의 메타포가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면 그걸 문학적으로 풀어내며 시를 쓰고 있습니다.

머리에서 돌아다니는 것들을 보고 쓴다는 표현이 가장 확실하겠네요.

그래서인지 이미지적인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또 에세이 같은 경우는 제 경험을 기반으로 일기를 쓰듯이 나열합니다.






당신이 그리고 싶은 미래는 어떤 건가요?


실은 무슨 일이든 미래를 그리지 않은 성격 탓에 아무리 생각해도 미래가 그려지지 않네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늘 ‘사랑하는 사람들과 최선을 다하는 현재를 살아가자!’라는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만은 변함이 없을 것 같아요.

10년 뒤, 20년 뒤 당장 몇 년 뒤 제가 무엇을 하는 사람일지 또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일지 그려지진 않지만

모두 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 미래의 제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

 





당신을 대표하는 색은 무엇인가요?


해바라기의 노란색입니다.

살아오면서 노란색을 닮았다는 희한하지만 무언가 이해되는 말을 다수에게 들어보았는데요.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좋아하는 색은 분홍색이었고 딱히 노란색이라는 색깔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렇지만 지인들이 노란색으로 이루어진 물건들을 선물해준 덕분에 노란색으로 제 주변이 채워지더군요.

그게 참 신기하고 고마워서 또 익숙해서 지금은 노란색이 저의 대표 색깔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많은 노란색 중 왜 해바라기의 노란색이 저를 대표하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요.

저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땀을 흘리고 여름에만 할 수 있는 물놀이를 하면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어 여름을 아주 좋아해요.

특히 해바라기는 여름의 대표 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바라기의 노란색으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조금 뜬금없지만, ‘히마’라는 이름의 해바라기도 키우고 있어요.








*윤소희 작가의 과거 작품들




PERSONALTARY / 윤슬은 언제나 반짝 /1.85:1 / 17분 38초

 연출, 제작, 촬영, 편집, 음향, 인터뷰 진행, 나레이션 각본, 나레이션 - 윤소희


 시놉시스

“영화와 바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24살의 소희는 학교를 휴학한 뒤 타인의 시선으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위해 제주도로 떠난다.

게스트하우스 스텝이 되어 숙식을 해결하는 동시에 인터뷰와 영화 촬영을 하며 살아가는 소희는 한 사건을 통해 3주 만에 제주도를 떠나게 된다.

살아갈 집도, 돈도 없는 소희는 과연 무사히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PERSONALTARY / 생일엔 생일을 / 1.85:1 / 25분 00초

 연출, 제작, 촬영, 편집, 음향, 인터뷰 진행, 나레이션 각본, 나레이션 - 윤소희

 

시놉시스

“행복했던 시간이 많지 어쩌면 힘들었던 순간도 있고 속상한 순간도 있지, 그치만 내가 목숨을 다해서 낳았잖아”

3살에서 4살 잠시 강릉에서 2년 동안 살았던 소희는 생일을 맞이하여 엄마와 함께 강릉으로 떠난다.

어린 시절 소희가 가장 좋아했던 것, 먹었던 것, 살았던 곳을 직접 방문하고 체험하며 엄마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소희와 현재의 소희는 어떤 사람인지 물어본다.

 



바닷속 연꽃의 꽃말 / 아크릴, 글리터 / 윤소희

 

손을 뻗어 가라앉은 연꽃으로

나는 그곳에, 너는 그곳에, 우린 그곳에

 

깊을수록 아름답다는 너의 꽃말은

손이 닿지 않아도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것

 

그래서 눈을 감아도

너를 그릴 수 있고

너를 안을 수 있다.

 




단지, 세상의 끝 / 유화, 아크릴 / 윤소희


저는 치유의 목적을 두고 그림을 시작했어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기 위한 그림보다는 내면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고 분출할 곳이 필요했기에 그림이란 제겐 소중한 분출구이자 돌파구이기도 했어요.

사랑하는 노래를 들으며 붓을 몇 번 움직이면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 내 안 어딘가에 숨겨진 감정을 그린다는 행위는 너무 행복했어요.

그림을 그리게 된 지 벌써 1년이 되었네요.

그동안 너무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되어 그림 개인전도 열게 되었고 몇 번의 단체전도 이어 나갈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내 예술이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수록 원래의 목적인 치유와 자유로움을 잊어버린 채로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그림에 대하여 고민하는 나를 발견했어요.

 사랑은 달콤하고 인정은 따뜻해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그런 저를 만나게 되니 갑자기 아무것도 그릴 수 없었어요.

원래 붓을 잡으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았지만, 이제는 붓을 잡으면 너무 생각이 많아져서 머리가 아팠어요.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던 하루를 보내던 중 지인에게 아파도 꾸준하게 활동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이야기와 계속 응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이야기 때문인지 오랜만에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다시 붓을 잡고 천천히 그림을 그려갔어요.

감정이 어지러울수록 복잡한 감정을 천천히 곱씹으며 그리니 짧지만, 꽤 길었던 슬럼프에서 탈출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단지, 세상의 끝”을 그리게 되었어요.







편집자 인터뷰 소회

특별하고 화려한 레스토랑의 그것보다

때로는 매일 먹는 일상의 집밥의 만족스러움이 더 클 때가 있다.

윤소희 아티스트의 영화, 그림들은 그러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본인만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몽환적이면서도 사실적이고, 꿈 결 같으면서도 일상적인,

모순된 아름다움의 시간을 아티스트의 작품에서 경험해보았으면 한다.



Interview by 신윤섭

photo by 이행진

editing by 고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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