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예술을 하고 있습니까?
제가 추구하고 있는 예술의 방향은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공감”인 것 같아요.
제가 예술을 사랑하는 점이 바로 그 점이거든요.
제가 누군가의 작품을 보고 그랬던 것처럼 제가 만든 작업물을 보는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건 아니구나,
나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하고 공감과 위안을 얻길 바라요.
그리고 그런 작업물을 만들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건 다 건드려 보는 것 같아요.
아직 저도 제가 어떤 일을 할 때 제일 행복하고, 또 어떤 일을 제일 잘하는지 알아가는 단계거든요.
그래서 이런 내용을 표현하기에는 글이 좋은 것 같으면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드는 게 좋은 것 같으면 영상도 만들어 보고.
어렸을 때부터 창작에 대한 욕구가 되게 컸는데, 자라면서 점점 겁이 많아지다 보니까 시작도 못 해본 일이 너무 많아요.
근데 대학에 오고 나서 진지하게 진로 고민을 하게 되니까 나중에 정말 취업할 나이가 되고, 먹고 사는 게 제일 중요한 나이가 되면
그때는 정말 너무 늦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겁이 나더라고요.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하게 될까 봐.
그래서 제대로 잘하는 것도 없고,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는 일도 없지만
그래도 콘텐츠 제작이라는 꿈을 놓지 않고 작게나마 계속 이어가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가장 뚜렷이 기억나는 예술을 처음 접하게 된 추억은 어떤 것입니까?
예술에 관한 좋은 추억은 정말 너무 많지만, 제일 뚜렷한 기억이라면 디즈니를 빼놓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기억도 나지 않는 정말 어린 시절부터 저희 아버지가 디즈니 영화도 많이 보여주시고, 어린이 뮤지컬도 많이 보여주셨거든요.
그중에서도 피터 팬 뮤지컬이 기억나요.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기억 속 장면이 절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무대 위에 피터 팬이 제가 앉아있는 객석까지 날아와서 꽃가루와 사탕을 뿌려주던 게 아직도 선명해요.
아마 키가 되게 큰 외국 배우분이 걸어 나오셔서 사탕을 나눠 주셨던 걸 거예요.
지금도 물론 예술을 사랑하지만, 그때만큼 순수하게 예술을 사랑했던 시절은 없을 거예요.
당신의 예술로 사람들 혹은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까?
딱 오늘 하루만 더 살아볼 용기.
대단한 무언가를 이뤄내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도 좋지만, 단 한 걸음 떼기도 어려워하는 사람들, 오늘 하루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사람들이
그래, 하루만 더 살아보자 할 수 있는 용기나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연히 본 저의 창작물이 웃겨서 스트레스가 조금 풀린다던가,
내 생각과 비슷한 감정을 전혀 모르는 어떤 작가가 표현하는 말에 녹아든 걸 보고 동질감이나 위안을 얻는다던가.
창작할 때 주로 어떤 곳,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십니까?
새저는 주로 노래 가사를 통해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저는 평소에 이동시간이 길어서 버스에서 노래를 많이 듣는데, 맨날 듣던 노래인데도 갑자기 가사가 마음에 콕 박힐 때가 있어요.
아니면 노래를 들으면서 전체적인 하나의 스토리가 머릿속에 그려질 때도 있고, 내 얘기 같아서 공감 가는 노래들도 있고요.
그런 게 머릿속에 그려지면 메모해뒀다가 시간 날 때 틈틈이 창작물을 만들어 보는 것 같아요.
당신이 그리고 싶은 미래는 어떤 건가요?
지금보다 많이 성장해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겁이 많아서 뭐든 시작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예술을 하는 일이든 또 다른 일이든 전 제가 제 또래 친구들보다 좀 느리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에 여유도 없는 편이라 지금은 좀 예민하고 초조해하는 사람 같아요.
어떻게 보면 자격지심이죠.
미래의 저는 내적으로도, 실력적으로도 단단해져서 여유롭고 부드러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예술하는 직업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내가 예술을 사랑하는 걸 잊지 말고, 틈틈이 취미로라도 놓지 말고 꾸준히 했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예술을 사랑하는 건 저의 정체성이라서 그것만은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을 대표하는 색은 무엇인가요?
전체적으로 푸른 계열의 색을 좋아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건 보라색이에요.
제가 미술을 좋아해서 색에도 관심이 많은데, 보라색은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들의 딱 중간색이에요.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참 묘한 색인 것 같아요.
차가워 보일 때도 있고, 따뜻해 보일 때도 있고, 왠지 좋은 향기도 날 것 같고, 가만히 보고 있으면 꼭 빨려들 것만 같아요.
모든 걸 품은 인정 많은 밤의 색 같은 느낌이랄까.
전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따뜻하고 정 많은 사람도, 차갑고 모가 나 있는 사람도 다 안아주고 싶은 사람.
*장서연 작가의 과거 작품들
<파란만땅 인생>
모자루트의 <Emerald> 노래를 듣고 만든 글.
정체성도 잃어버리고, 꿈도 잃어버리고 가장 우울한 시기에 어떻게 살고 싶은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면서 쓴 글.
<꽃마리>
신지훈의 <계란꽃>을 듣고 쓴 글.
평소 풀꽃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이유와 같다는 생각에 만든 글.
모두가 잊혀는 걸 두려워하고, 개성 없고 특별하지 않은 걸 싫어하지만, 사실 어떤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별 거 없는 소소한 습관이나 행동들 때문이라는 걸,
그래서 억지로 특별해지려고 꾸며낼 필요가 없다는 걸 담은 글.
악동뮤지션의 <낙하>를 듣고 쓴 장편 글의 일부.
제일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가 피터 팬이라, 피터 팬을 주제로 한 글을 많이 썼는데
이는 그중에서도 피터 팬 원작의 어두운 부분만 골라서 나의 자전적 이야기를 녹여 낸 글이다.
우울증이 정말 심할 때, 환청까지 들렸었는데 당시에는 정말 누군가가 죽으면 다 편해질 거라고 유혹하는 것 같았다.
그 소리를 혼자 자라지 못하고 어린이인 체로 남아있는 피터 팬에 인용했다.
이 글은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하나는 주인공 소녀가 자신을 데리러 온 소년을 따라가고, 다른 하나는 소년을 따라가지 않는다.
즉, 하나의 이야기는 소녀가 삶을 포기하며 끝나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살아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끝나는 내용이다.
사실 소녀가 살아가는 엔딩은 원래 없었는데, 윤하의 <별의 조각>을 듣고 울면서 썼던 기억이 있다. 부끄러워서 아무 데도 안 올렸다.
편집자 인터뷰 소회
한 해의 새싹들이 피어오르는 3월, 장서연 아티스트에게는 3월의 느낌이 물씬 피어오른다.
글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장 구체적인 생각을 불어 넣어준다.
그녀의 글에는 바로 그 상상을 자극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예술의 다양한 기능 중 하나인 생각하게 하고 머릿속으로 그리게 하는 능력 말이다.
장서연 아티스트는 독자로 하여금 가장 심플하고 담백하게 상상할 수 있게 글을 전달한다.
그러니 의심하지 말고 새싹이 커져 큰 나무가 될 때까지 예술과 함께 했으면 한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
Interview by 김정아
photo by 이행진
editing by 고민석
어떤 예술을 하고 있습니까?
제가 추구하고 있는 예술의 방향은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공감”인 것 같아요.
제가 예술을 사랑하는 점이 바로 그 점이거든요.
제가 누군가의 작품을 보고 그랬던 것처럼 제가 만든 작업물을 보는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건 아니구나,
나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하고 공감과 위안을 얻길 바라요.
그리고 그런 작업물을 만들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건 다 건드려 보는 것 같아요.
아직 저도 제가 어떤 일을 할 때 제일 행복하고, 또 어떤 일을 제일 잘하는지 알아가는 단계거든요.
그래서 이런 내용을 표현하기에는 글이 좋은 것 같으면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드는 게 좋은 것 같으면 영상도 만들어 보고.
어렸을 때부터 창작에 대한 욕구가 되게 컸는데, 자라면서 점점 겁이 많아지다 보니까 시작도 못 해본 일이 너무 많아요.
근데 대학에 오고 나서 진지하게 진로 고민을 하게 되니까 나중에 정말 취업할 나이가 되고, 먹고 사는 게 제일 중요한 나이가 되면
그때는 정말 너무 늦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겁이 나더라고요.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하게 될까 봐.
그래서 제대로 잘하는 것도 없고,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는 일도 없지만
그래도 콘텐츠 제작이라는 꿈을 놓지 않고 작게나마 계속 이어가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가장 뚜렷이 기억나는 예술을 처음 접하게 된 추억은 어떤 것입니까?
예술에 관한 좋은 추억은 정말 너무 많지만, 제일 뚜렷한 기억이라면 디즈니를 빼놓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기억도 나지 않는 정말 어린 시절부터 저희 아버지가 디즈니 영화도 많이 보여주시고, 어린이 뮤지컬도 많이 보여주셨거든요.
그중에서도 피터 팬 뮤지컬이 기억나요.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기억 속 장면이 절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무대 위에 피터 팬이 제가 앉아있는 객석까지 날아와서 꽃가루와 사탕을 뿌려주던 게 아직도 선명해요.
아마 키가 되게 큰 외국 배우분이 걸어 나오셔서 사탕을 나눠 주셨던 걸 거예요.
지금도 물론 예술을 사랑하지만, 그때만큼 순수하게 예술을 사랑했던 시절은 없을 거예요.
당신의 예술로 사람들 혹은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까?
딱 오늘 하루만 더 살아볼 용기.
대단한 무언가를 이뤄내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도 좋지만, 단 한 걸음 떼기도 어려워하는 사람들, 오늘 하루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사람들이
그래, 하루만 더 살아보자 할 수 있는 용기나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연히 본 저의 창작물이 웃겨서 스트레스가 조금 풀린다던가,
내 생각과 비슷한 감정을 전혀 모르는 어떤 작가가 표현하는 말에 녹아든 걸 보고 동질감이나 위안을 얻는다던가.
창작할 때 주로 어떤 곳,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십니까?
새저는 주로 노래 가사를 통해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저는 평소에 이동시간이 길어서 버스에서 노래를 많이 듣는데, 맨날 듣던 노래인데도 갑자기 가사가 마음에 콕 박힐 때가 있어요.
아니면 노래를 들으면서 전체적인 하나의 스토리가 머릿속에 그려질 때도 있고, 내 얘기 같아서 공감 가는 노래들도 있고요.
그런 게 머릿속에 그려지면 메모해뒀다가 시간 날 때 틈틈이 창작물을 만들어 보는 것 같아요.
당신이 그리고 싶은 미래는 어떤 건가요?
지금보다 많이 성장해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겁이 많아서 뭐든 시작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예술을 하는 일이든 또 다른 일이든 전 제가 제 또래 친구들보다 좀 느리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에 여유도 없는 편이라 지금은 좀 예민하고 초조해하는 사람 같아요.
어떻게 보면 자격지심이죠.
미래의 저는 내적으로도, 실력적으로도 단단해져서 여유롭고 부드러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예술하는 직업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내가 예술을 사랑하는 걸 잊지 말고, 틈틈이 취미로라도 놓지 말고 꾸준히 했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예술을 사랑하는 건 저의 정체성이라서 그것만은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을 대표하는 색은 무엇인가요?
전체적으로 푸른 계열의 색을 좋아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건 보라색이에요.
제가 미술을 좋아해서 색에도 관심이 많은데, 보라색은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들의 딱 중간색이에요.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참 묘한 색인 것 같아요.
차가워 보일 때도 있고, 따뜻해 보일 때도 있고, 왠지 좋은 향기도 날 것 같고, 가만히 보고 있으면 꼭 빨려들 것만 같아요.
모든 걸 품은 인정 많은 밤의 색 같은 느낌이랄까.
전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따뜻하고 정 많은 사람도, 차갑고 모가 나 있는 사람도 다 안아주고 싶은 사람.
*장서연 작가의 과거 작품들
<파란만땅 인생>
모자루트의 <Emerald> 노래를 듣고 만든 글.
정체성도 잃어버리고, 꿈도 잃어버리고 가장 우울한 시기에 어떻게 살고 싶은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면서 쓴 글.
<꽃마리>
신지훈의 <계란꽃>을 듣고 쓴 글.
평소 풀꽃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이유와 같다는 생각에 만든 글.
모두가 잊혀는 걸 두려워하고, 개성 없고 특별하지 않은 걸 싫어하지만, 사실 어떤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별 거 없는 소소한 습관이나 행동들 때문이라는 걸,
그래서 억지로 특별해지려고 꾸며낼 필요가 없다는 걸 담은 글.
악동뮤지션의 <낙하>를 듣고 쓴 장편 글의 일부.
제일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가 피터 팬이라, 피터 팬을 주제로 한 글을 많이 썼는데
이는 그중에서도 피터 팬 원작의 어두운 부분만 골라서 나의 자전적 이야기를 녹여 낸 글이다.
우울증이 정말 심할 때, 환청까지 들렸었는데 당시에는 정말 누군가가 죽으면 다 편해질 거라고 유혹하는 것 같았다.
그 소리를 혼자 자라지 못하고 어린이인 체로 남아있는 피터 팬에 인용했다.
이 글은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하나는 주인공 소녀가 자신을 데리러 온 소년을 따라가고, 다른 하나는 소년을 따라가지 않는다.
즉, 하나의 이야기는 소녀가 삶을 포기하며 끝나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살아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끝나는 내용이다.
사실 소녀가 살아가는 엔딩은 원래 없었는데, 윤하의 <별의 조각>을 듣고 울면서 썼던 기억이 있다. 부끄러워서 아무 데도 안 올렸다.
편집자 인터뷰 소회
한 해의 새싹들이 피어오르는 3월, 장서연 아티스트에게는 3월의 느낌이 물씬 피어오른다.
글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장 구체적인 생각을 불어 넣어준다.
그녀의 글에는 바로 그 상상을 자극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예술의 다양한 기능 중 하나인 생각하게 하고 머릿속으로 그리게 하는 능력 말이다.
장서연 아티스트는 독자로 하여금 가장 심플하고 담백하게 상상할 수 있게 글을 전달한다.
그러니 의심하지 말고 새싹이 커져 큰 나무가 될 때까지 예술과 함께 했으면 한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
Interview by 김정아
photo by 이행진
editing by 고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