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예술을 하고 있습니까?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글자로 바꾸어 적는 일기.
그렇게 한 장씩 모여 한 시대를 대변하는 일기장처럼, 저는 하루 동안 제게 일어난 정서적 사건을 형태와 색채로 번역하고,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수년을 한 화면 위로 중첩해 삽화 및 장면으로 연출하는 회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가장 뚜렷이 기억나는 예술을 처음 접하게 된 추억은 어떤 것입니까?
잔나비와 카더가든, 아이유가 먼저 떠올라요. 그분들이 만든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어디를 가서 무엇을 보더라도 유의미해 보였거든요.
같은 공간을 지나도 어떤 노래를 듣는가에 따라 매번 새로운 기분이 들곤 해서 '나도 이런 목소리와 생각을 담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자주 생각했는데,
그때 처음 글자 너머로 예술을 실감했던 것 같아요.


당신의 예술로 사람들 혹은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까?
정제된 글보다 투박하게 쓰인 글이 더 오래 기억날 때가 있어요. 적당한 약점을 가진 글이 사람 같기도 하고 공감돼서요.
저는 제 그림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같은 숨을 쉬고 뱉던 사람의 기록으로써 보는 이의 기억에 오래오래 남았으면, 그래서 가까이서 보고 싶고 다시 만나고 싶은 무언가가 되어줄 수 있었으면 해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없을 때보다는 있을 때 좀 더 행복했거든요.
그림도 그렇지 않을까요.
창작할 때 주로 어떤 곳,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십니까?
새벽에 산책할 때, 옥상에서 해먹 탈 때,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의미 있는 문장을 모을 때, 잠들기 직전 드는 개연성 없는 상상 등. 멍하니 있을 때 소재를 얻는 편이에요.

당신이 그리고 싶은 미래는 어떤 건가요?
회화와 글쓰기를 연결한 무언가를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아트펀딩에 성공해서 회화 재료 책을 쓴다거나, 어른동화 혹은 BGA 같은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으면 재밌겠네요.
정말 막연한 생각이지만 어쩌면 물리랑 화학, 공간 연출을 배우고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당신을 대표하는 색은 무엇인가요?
회분홍빛. 해가 저물 때의 하늘색이에요. 쨍쨍했던 낮과 깜깜할 밤사이에 조용히 있다가 가는 색이라, 보고 있으면 잠시 쉬는 시간이 온 것처럼 느슨해져서 좋아해요.
저를 대표하는 색이라기보단 되고 싶은 색이에요.
*민효경 작가의 과거 작품들

민효경_새까만 눈이라도 빛내는 새처럼_장지에 유기안료,합분_97.0x162.2cm_2021

민효경_26도 겨울_장지에 유기안료,백색안료_97.0x162.2cm_2021

응, 2020, 순지에 오일파스텔 먹, 16.0x45.0cm

슬로우 부스터_순지에 유기안료, 석채_33.0x45.5cm_2021

우리가 아는 다락방에 네모난 빛이 들어온다_면천에 유기안료, 석채_ 53.0x41.0cm,2021
편집자 인터뷰 소회
시간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민효경 아티스트.
어느 한 시각을 담기 보다는 시간 그 자체가 흘러가는 형상을 담는다는 것이 너무 참신했는데,
그래서인지 아티스트의 작품 속에는 마치 장노출 사진의 그것과 닿아있다.
사진과 그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보이지 않는 것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티스트의 작품 속에는 장노출 사진의 신비로움과
보이지 않는 감정 선의 흐름, 시간 흐름에 따른 분위기 변화가 같이 섞여있다.
하루하루 과거가 되어가는 지금,
그녀의 밝은 미래에 지금의 과거를 이 아름다운 화풍으로 담을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Interview by 김정아
photo by 이행진
editing by 고민석
어떤 예술을 하고 있습니까?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글자로 바꾸어 적는 일기.
그렇게 한 장씩 모여 한 시대를 대변하는 일기장처럼, 저는 하루 동안 제게 일어난 정서적 사건을 형태와 색채로 번역하고,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수년을 한 화면 위로 중첩해 삽화 및 장면으로 연출하는 회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가장 뚜렷이 기억나는 예술을 처음 접하게 된 추억은 어떤 것입니까?
잔나비와 카더가든, 아이유가 먼저 떠올라요. 그분들이 만든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어디를 가서 무엇을 보더라도 유의미해 보였거든요.
같은 공간을 지나도 어떤 노래를 듣는가에 따라 매번 새로운 기분이 들곤 해서 '나도 이런 목소리와 생각을 담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자주 생각했는데,
그때 처음 글자 너머로 예술을 실감했던 것 같아요.
당신의 예술로 사람들 혹은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까?
정제된 글보다 투박하게 쓰인 글이 더 오래 기억날 때가 있어요. 적당한 약점을 가진 글이 사람 같기도 하고 공감돼서요.
저는 제 그림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같은 숨을 쉬고 뱉던 사람의 기록으로써 보는 이의 기억에 오래오래 남았으면, 그래서 가까이서 보고 싶고 다시 만나고 싶은 무언가가 되어줄 수 있었으면 해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없을 때보다는 있을 때 좀 더 행복했거든요.
그림도 그렇지 않을까요.
창작할 때 주로 어떤 곳,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십니까?
새벽에 산책할 때, 옥상에서 해먹 탈 때,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의미 있는 문장을 모을 때, 잠들기 직전 드는 개연성 없는 상상 등. 멍하니 있을 때 소재를 얻는 편이에요.
당신이 그리고 싶은 미래는 어떤 건가요?
회화와 글쓰기를 연결한 무언가를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아트펀딩에 성공해서 회화 재료 책을 쓴다거나, 어른동화 혹은 BGA 같은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으면 재밌겠네요.
정말 막연한 생각이지만 어쩌면 물리랑 화학, 공간 연출을 배우고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당신을 대표하는 색은 무엇인가요?
회분홍빛. 해가 저물 때의 하늘색이에요. 쨍쨍했던 낮과 깜깜할 밤사이에 조용히 있다가 가는 색이라, 보고 있으면 잠시 쉬는 시간이 온 것처럼 느슨해져서 좋아해요.
저를 대표하는 색이라기보단 되고 싶은 색이에요.
*민효경 작가의 과거 작품들
민효경_새까만 눈이라도 빛내는 새처럼_장지에 유기안료,합분_97.0x162.2cm_2021
민효경_26도 겨울_장지에 유기안료,백색안료_97.0x162.2cm_2021
응, 2020, 순지에 오일파스텔 먹, 16.0x45.0cm
슬로우 부스터_순지에 유기안료, 석채_33.0x45.5cm_2021
우리가 아는 다락방에 네모난 빛이 들어온다_면천에 유기안료, 석채_ 53.0x41.0cm,2021
편집자 인터뷰 소회
시간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민효경 아티스트.
어느 한 시각을 담기 보다는 시간 그 자체가 흘러가는 형상을 담는다는 것이 너무 참신했는데,
그래서인지 아티스트의 작품 속에는 마치 장노출 사진의 그것과 닿아있다.
사진과 그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보이지 않는 것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티스트의 작품 속에는 장노출 사진의 신비로움과
보이지 않는 감정 선의 흐름, 시간 흐름에 따른 분위기 변화가 같이 섞여있다.
하루하루 과거가 되어가는 지금,
그녀의 밝은 미래에 지금의 과거를 이 아름다운 화풍으로 담을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Interview by 김정아
photo by 이행진
editing by 고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