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나에게 미술은 정신적 자정 도구이자, 내가 가진 보편적 인간성을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한 수련이며, 그를 통해
타인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다.
초기에는 내 안에 존재하는 타인의 일면 또는 타인 안에 존재하는 나의 일부를 찾음으로써 내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보편적인 인간성을 확인하고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자 했다. 최근에는 나와 타인이 가진
서로 다른 가치나 신념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고, 이 과정에서 두 존재 사이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에 주목하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매 순간 새로운 외부존재와 끊임없이 접촉하며 우리가 가진 신념과 가치가 손상되거나 다시 견고해지는
경험을 한다. 나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가치를 껍질로 시각화 하였고, 이것이 훼손되었다 다시 세워지는
모습을 평면과 설치작업으로 표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내가 경험했던 껍질의 파괴와 재건의 기록을 시각화 한 작업으로 구성하였다. 파괴된 껍질의 파편과
온전한 형태를 갖춘 껍질의 일부를 드로잉, 판화 그리고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