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휙 지나가는 무엇에 마음 쓰인 적 있으세요?
바람결과 노랫말, 어떤 풍경과 얼굴, 술에 취한 날숨, 한숨 등 -
언제는 매일의 즐거움이었고 다른 날엔 금방 눈 돌리고 싶던 모든 게 오늘 이후의 세상에선 더 빨리 휘발되는 것 같습니다.
단 하나의, 크고 위대한, 불변의 사라지지 않는 것보다 위의 그(것)들. 우리 주변 희미하고 미련하게 깜빡이는 것들에 마음이 쓰입니다.
한 가닥으론 맥을 못 춰도 의도를 갖고 뭉치면 몇 세기도 버티는 실과 천처럼, 여러 가지를 엮고 모아 흩어지지 않는 마땅한 자리를 주고싶어요.
연약하지만 ‘실+천’하면 질겨지는 섬유 소재를 기반으로 ‘유치해!’, ‘미련해!’, ‘머쓱해!’라는 말들에 ‘그럴 수 있다’고 하면서, ‘나도 그래!’라는 말에 온전한 사랑을 담아 작업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