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어떤 예술을 하고 있습니까?
A. 타인에 의해 주입된 삶의 이상향에 관한 주제로 평면회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당신이 타인에게 보여지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가요?
A. 제가 남들을 보면서 멋지다고 생각한 모습들로 보여지고 싶어요. 예를 들자면 강단있고 똑부러진 모습!

Q.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의 깊은 내면의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A. 깊은 내면의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끄러워서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은 있습니다.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에 미련이 넘쳐 질척거리고 찌질하게 구는 모습은 성인이 되어서도 역시 부끄럽습니다.

Q. 심연 속에 들어가 당신을 제 3자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어떤 모습이고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나요?
A. 어떤 모숩일지는 잘 상상이 되지 않지만 색을 따져 보자면 검은색일 것 같아요.
저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뭔가가 전부 뒤섞여서 명확하게 딱 떠오르지 않는데, 이게 마치 온갖 색이 다 섞인 검은색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Q. 감정이 증폭되어 폭발한 경험을 말씀해주세요.
A. 평소에 불안함을 가지고 있던 고민거리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농담으로 하신 말이 트리거처럼 작동했었던 것 같아요.
그 말을 듣자마자 길거리에서 저도 모르게 펑펑 울어서 아버지가 굉장히 당황하신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원래 감정기복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양되니 좀처럼 진정이 되질 않아서 하루종일 우울해했었던 것 같습니다.

Q. 예술가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지나쳐버리는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Q. 차마 외면하고 덮어두고 있는 기억을 뱉어 버려주세요.
A. 이년 전 저희 집 강아지가 아팠을 때,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보러가지도 못했고 심지어 마지막 가는 길도 함께 있어주지 못했었어요.
보내고 나서 생각해보니 다리가 부러졌던 것도 아니고 숟가락 하나 들 힘조차 없었던 것도 아닌데 보러가는게 뭐가 그리 힘들었을까 하는 죄책감을 덮어두고
지내고 있습니다.
일단 덮어두고는 지내지만 평생 제대로 덮을 수 없고,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 없는 기억 같습니다.

* 유예슬 작가의 과거 작품

허상
Q. 어떤 예술을 하고 있습니까?
A. 타인에 의해 주입된 삶의 이상향에 관한 주제로 평면회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당신이 타인에게 보여지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가요?
A. 제가 남들을 보면서 멋지다고 생각한 모습들로 보여지고 싶어요. 예를 들자면 강단있고 똑부러진 모습!
Q.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의 깊은 내면의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A. 깊은 내면의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끄러워서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은 있습니다.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에 미련이 넘쳐 질척거리고 찌질하게 구는 모습은 성인이 되어서도 역시 부끄럽습니다.
Q. 심연 속에 들어가 당신을 제 3자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어떤 모습이고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나요?
A. 어떤 모숩일지는 잘 상상이 되지 않지만 색을 따져 보자면 검은색일 것 같아요.
저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뭔가가 전부 뒤섞여서 명확하게 딱 떠오르지 않는데, 이게 마치 온갖 색이 다 섞인 검은색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Q. 감정이 증폭되어 폭발한 경험을 말씀해주세요.
A. 평소에 불안함을 가지고 있던 고민거리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농담으로 하신 말이 트리거처럼 작동했었던 것 같아요.
그 말을 듣자마자 길거리에서 저도 모르게 펑펑 울어서 아버지가 굉장히 당황하신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원래 감정기복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양되니 좀처럼 진정이 되질 않아서 하루종일 우울해했었던 것 같습니다.
Q. 예술가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지나쳐버리는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Q. 차마 외면하고 덮어두고 있는 기억을 뱉어 버려주세요.
A. 이년 전 저희 집 강아지가 아팠을 때,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보러가지도 못했고 심지어 마지막 가는 길도 함께 있어주지 못했었어요.
보내고 나서 생각해보니 다리가 부러졌던 것도 아니고 숟가락 하나 들 힘조차 없었던 것도 아닌데 보러가는게 뭐가 그리 힘들었을까 하는 죄책감을 덮어두고
지내고 있습니다.
일단 덮어두고는 지내지만 평생 제대로 덮을 수 없고,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 없는 기억 같습니다.
* 유예슬 작가의 과거 작품
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