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물위에 비춰진 나의 모습은 물결이 일면 여러 형태로 일그러지고 시간이 흘러 물결이 잔잔해지면 원래의 나의 모습을 비춰낸다.
원래의 실체가 일그러진게 아니라, 물위에 비친 상이 일그러졌을 뿐이지만, 그 모습에 놀라 화도 나고 오해도 하고 편협된 시선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한다.
나의 마음이 흔들리면 나라는 대상은 있는 그대로를 비추지 못한다.
하지만 흔들리는 마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나의 모습 또한 또다른 나임을 인정하고 바라보면 나에 대해 알아가기가 훨씬 더 수월할 것 같다.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왜? 라는 나에 대한 질문에 모르겠다라는 대답이 아직도 많이 나온다.
꼭 나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할 필요는 없지만, 조금더 편안해 지고 싶은 갈망이 나에대해 더 알아가고 싶게한다.
일그러진 물결의 형상을 하는 나의 모습을 가진 또 다른 나와 늘 함께 하고, 마주 볼 수 있다면, 또한 내가 아닌 다른 형상을 두가지의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다면, 편안해 질수 있을 것이다. 어릴적 공상하기를 좋아하던 내가 낡고 초라한 환경에서 벗어나 마음껏 꿈을 꿀 수 있었던, 지금은 별것 아닌 조명과 장식이 화려한, 인자한 미소를 짓던 회전목마의 그곳에서 자아를 투영하여 외면하고 싶은 흐트러진 나의 모습과 함께 상상하던 그곳을 그려본다.
나아가 흐트러진 자아와 내가 아는 모습의 자아가 합쳐져 아름다운 형상을 만들어 내는 과정과 결과를 이어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