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함에 의한 불안은 우리를. 나는 불안한 만큼 노동에 힘을 쏟는다. 불안은 대게 과거의 기억에서 온다. 불완전하기에 불안한 기억이며 불안하기에 불완전하다.
과거가 이카루스의 밀랍으로 된 날개처럼 희망찬 오후에서 절망의 새벽으로 이끈다.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고 진창으로 이끈다.
아픈 기억들은 으레 그렇듯이 한 번 빠지면 그 속이 깊고 어두워 빠져나오기 힘들다. 아픈 기억은 마약과도 같다. 그 기분에 중독되지 않으려면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
그러면 나는 노동을 한다. 기억을 손에 잡히는 대로 무언가를 만들어본다. 행복했지만 이젠 들여다볼 수 없는 기억의 지표가 되는 사진. 그 우습고 가여운 기억들로 노동에 힘을 쏟는다.
무언가를 만들다 보면 어느새 나는 그 진흙탕 속에서 나와있다. 고개를 내밀고 숨을 쉰다. 숨을 쉴 수 있는 것은 불안이 나를 조금 놓아주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내 불안은 불완전함에서 오기 때문에 이것은 나를 노동하게 만든다.
그렇게 끈적하게 땀을 흘려 불안을 뒤로 내보내면 나는 또 하루를 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