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갈등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종종 일부러) 우회적으로만 관찰한다.
남보다 못하기 싫은 마음을 남보다 우월해지려는 마음으로 포장하고, 무시당하기 싫은 마음을 인정받으려는 마음으로 포장하며,
남이 나보다 불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 자신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포장한다.
이러한 우리 모두의 공모는 결국 혐오와 불행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건, 거대한 기획이 아니라 작은 폭로 정도가 아닐까.
시인 랭보가 말했듯, 우리는 우리가 본다고 믿는 것을 실제로 보아야만 한다.
우리는 우리의 심연을 자기 자신에게 폭로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을 말하기 전에, 우선 이 만연한 불행들을 멈춰야 할 것이다.
예술은 기성의 가치관에 의문을 표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며 필요할 땐 연대와 전복의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
이 전시는 그동안 한국 사회가 경제적 발전과 물질적 풍요를 이루는데 급급해서 외면해 왔던 문제들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마련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