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서 나의 활동은 전체가 아닌 극히 일부를 뜻하는 “모서리”로서의 찰나의 순간에 집중한다.
모서리란, 다른 이는 갖지 못한 나만의 특별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뛰어난 예술작품들이 무수히 많은데 그 중에 내 것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오히려 처치 곤란한 쓰레기를 세상에 무책임하게 생산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에 나만의 의의를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삶을 살아가는 지혜로운 방법을 알려주는 수 많은 격언들이 예로부터 전해내려 오지만 고충을 토로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끝없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좀 더 쉽고 마음에 와닿도록 설명하여 애 쓴다. 내 인생 하나 살아가기 바쁜데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함께 잘 살아가길 바라는 인간의 본능이자, 먼저 경험한 자의 사명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의 그림 또한 대중이 아닌 일부의 마음에만 닿을지라도 나는 기꺼이 그 일부를 위해 나의 삶을 모서리로서 쓰겠다.’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