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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Lee-Chanhee
추론으로 써내려가는 옴니버스 드라마( 2023. ~ )
나는 언젠가부터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표면적인 모습을 관찰하며 이들의 과거와 현재를 상상하는 습관이 생겼다.
인간은 생김새, 패션, 행동, 냄새 등의 다양한 정보를 통해 무한한 바리에이션을 탄생시킬 수 있는 시나리오 그 자체이기에,
이러한 습관은 무미건조하다고 느끼는 현재 나의 삶에서 찾을 수 없는 옴니버스 드라마의 생동감 넘치는 장면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오감을 이용한 여러가지 정보들을 얻어내고 이 정보들을 근거로 가상의 인물을 창조해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는 관찰을 통해 유추에 살을 붙여주며 인물에게 일어났던 과거를 추론한다.
대게 이렇게 고유한 역사를 부여받은 인물들의 이야기는 호감의 기반이 되어 손쉬운 이해와 배려의 마음으로 넓은 아량의 마음씨로 바라보게 되는 선순환의 기능을 하고 있다.
상상 속의 이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추론 속의 인물이기에 흐리고 왜곡된 시각적인 형태를 띄게 된다.
노이즈를 연상하게 하는 가득찬 점들은 추론의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을 묘사하고 이 모든 것이 비현실 드라마의 한 장면임을 강조한다.
페인트마커로 한 점 한 점 찍어내며 환상의 세계를 연상시키거나, 혹은 우울, 퇴행적인 감정의 불러일으키고자 했으며, 향수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때탄 스크린을 연출하고자 했다.
한편 이러한 관찰에서 추론, 상상으로 나아가는 행위는 타인의 삶에 참견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현대 한국사회 정서상 작품은
흡사 성도착성 기질을 가진 성범죄자의 소름끼치는 범죄행각으로 느껴질 수 있으며 관점에 따라서는 망상의 기초증세처럼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순수한 인류애에서 파생된 상상이며, 이를 통해 내적친밀감을 다지며 배려와 이해의 밑거름이 되는 사회분위기 조장을 관철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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