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1 아티스트 이선화&이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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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떤 예술을 하고 있습니까?


A.  이선화 :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총동원해서 무언가를 표현하고 있다. 

그림, 조형, 사진, 글, 음악, 댄스, 움직임 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그렇기에 예술 장르보다 주제가 언제나 더 중요하다. 

그 주제가 한 때는 도시, 환경, 동식물 이었으나 지금은 누드아트의 매력에 빠졌다. 

누드크로키, 누드사진, 누드모델링과 퍼포먼스를 하며 인체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이석현 : 나는 누드아트를 한다. 물론 한국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분야이다.

나는 원래 미술업계나 사진업계에 거의 귀속되는 형태로 존재하던 누드모델로 시작하여 포징을 잡아가는 법을 통해 몸을 쓰는 법을 오랜 시간 익혀왔고 그 몸짓으로 표현하고 몰입해 작업자와 교감을 나누는 공연개념으로써의 모델링을 만들어냈다. 

기존 한국에서의 누드모델링은 말 그대로 미술의 부속으로서 종속적인 역할이었지만 그 이데올로기를 처음으로 바꾸어 낸 것이 나다. 

이 몸짓은 비대칭을 우선하고 흔들리지 않는 무게중심이 중요하며 현대무용이나 발레, 춤 등 기존의 어떤 몸짓과도 종류를 달리한다.









Q. 당신의 예술은 어디서 처음 피어났나요?


A.  이선화 : 말도 잘 못하던 어린 시절부터 나는 뭔가를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잘 걷지도 못하는 어린 아이가 집안의 온 종이와 벽에 낙서를 해대서 종이 한 장 없는 방에 가둬두었다고 한다. 

문을 열어보니 어디서 싸인펜을 찾아 배때기에 잔뜩 그림을 그리며 노래나 부르고 있었다고. 그저 태생이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화가가 되겠다던 딸래미를 사자 직업으로 키우려던 부모님의 꿈을 저버리고 나는 결국 돌고 돌아 어린 시절 그 방해 받지 않던 방 안으로 돌아왔다.


이석현 : 나는 원래가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던 사람이다. 

몸의 기록을 남겨보자는 취지에서 모델링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글쟁이로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Q. 작품을 통해 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려주세요


A.  이선화 : 나의 모든 작품은 그냥 내 삶의 족적이다. 

그동안 거쳐온 수많은 길들 위에서 내가 봤던 것, 내가 느낀 것을 내 모든 감각과 기술로 표현할 뿐이다. 

나의 이야기를 보고 누군가에게 미세하게나마 울림을 주었다면 그걸로 충분해보인다.


이석현 : 거창하고 싶지 않아도 거창할 수밖에 없다. 

일반인들도 아는 사실이지만 누드모델이란 호칭은 한국사회에서 보편적으로 그리 훌륭한 취급을 받지 못한다. 

더할 나위없이 언더그라운드의 영역이며 이것은 일반인들의 무지와 별개로 그 무지를 수 십년간 방치하여 썩어버리게 만든 누드미술작가들이나 누드모델들의 책임이 크다. 

물론 한국미술자체가 굉장히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보수적인 시대배경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리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결국 바른 길로 걸어보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나는 그 수십년간의 뒤틀림을 바로 잡아 누드가 이렇게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예술적이고 감동스러운 느낌이라는 것을 알려가고 싶다. 

지금은 그 이유가 가장 크다.

 









Q. 당신이 품고 있는 씨앗이 발아되기까지 겪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다면?


A.  이선화 : 부모님은 언제나 나의 유리천장이었다. 

예술은 밥 빌어먹고 산다며 보통의 길이 훨씬 편하다고 했다. 

그 말의 일부는 맞았다. 그림을 그리며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벌이를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부모님이 제시한 보통의 길이 내게 가시밭길이었다. 

틀린 것을 보면 바로 지적하고 표현하는 내 성향은 사회에서 원하는 조직원의 모습이 아니었다. 

내 능력과 관계 없이 입 다물기를 강요받았고 발산할 곳이 없어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렸다. 

이제는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내 모든 작업에 담아내어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든든한 지지자들도 하나 둘 생기고 있다. 

한편, 누드아트를 하면서의 힘든 점은 변태들의 dm이나 전화들보다는 오히려 누드예술 업계에 만연한 기성작가들의 잘못된, 틀린 관념들이 가장 답답했다. 

누드아트를 하는 모델, 퍼포머들을 같은 예술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미술의 종속적 관계로 생각하고 말도 안되는 것들을 요구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하지만 작가들이 제대로 된 누드아트를 하고 싶다면 모델과 퍼포머가 작가들의 뮤즈가 되어 빛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인권을 보호하고 활동 무대를 더 넓힐 수 있게 함께 노력해야할 것이다.


이석현 : 고난과 역경은 지금도 있다. 

여전한 생활고,여전한 편견,여전히 불안한 미래. 

다만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일을 해온 것은 조금 더 좋은 작업과 조금 더 좋은 예술에 대한 미련때문이었다. 

그 오기는 열정일수도 있고 집념일수도 있지만 나를 여기로 이끈건 그것뿐이었다.

 


 




 



Q. 주로 작품에 담아내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설명해주세요


A.  이선화 : 심미성. 내가 어떤 대상을 작품에 표현하든 그 대상이 가진 아름다움을 최대한 끄집어내고 싶다. 

그리고 세상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이 아름답고 흥미로운 것이 인체라는 것을 폴댄스와 누드크로키를 하며 다시금 깨달았다. 

그런데 ‘누드’라고 하면 떠오르는 수많은 이미지들은 너무 고리타분하거나 추잡했다. 

분명 인체 자체가 주인공이 되는 세련된 표현들이 있을텐데. 

기성 미술작가나 사진작가는 본인의 뛰어남을 자랑하기 바빴고 모델들을 마치 소품처럼 쓰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모델은 피사체나 피규어가 아니다. 

소품과 달리 생명을 갖고 있고 그렇기에 외국에서는 누드모델 대신 ‘life model’이라는 표현이 더 보편적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림이든 사진이든 모델이 주체적으로 움직이고 생명력을 발산해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럴 때 마다 언제나 더 생생하고 좋은 작업물이 나왔다.


이석현 : 사진작업에서는 심미성이다. 

누드라는 조심스러운 명제를 대중에게 들이밀때는 해괴함과 특이함보다는 보편적인 매력을 내세움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보편적인 매력이 각인이 된 이후에 다양한 것들을 추가하거나 시도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예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이선화 : 예술이 뭔지 솔직히 잘은 모르겠다. 

그냥 내 생각과 관념을 여러 방식으로 표현할 때 마다 사람들이 그걸 예술이라고 부르길래 그냥 이런건가보다 하고 추상적으로 추측할 뿐.


이석현 :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질문이다. 

예술은 예술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듯 예술이 예술이지 무엇이겠는가? 네이버사전에도 그 의미는 나와있다. 

우리는 어색한 비유를 억지로 찾아 멋지다는 듯 말할 필요가 없다.

내 신념을 그 사전적 의미에 투영하여 과정과 결과를 이끌어내면 그뿐이다.









Q. 씨앗부터 만개에 이르기까지,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A.   이선화 : 꿈을 꾸던 시기와 그 자체가 되어 즐기는 시기로 나누고 싶다. 

그리고 당연히 나는 지금 후자다.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건축사사무소에서 디자인 실무를 하다가 영어, 수학 강사, 우쿨렐레 강사, 폴댄스 강사, 어반스케치 강사까지 역임하며 지내왔다. 

그 수많은 길들을 거치며 방황하는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꿈을 꾸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꿈판에 드디어 발을 디뎠다. 

흙바닥으로 돌아가 사그러지는 그 순간까지도 계속 나를 발산해댈 것이다.


이석현 : 식물의 비유라면 나는 지기 직전의 꽃이다. 

나는 박수칠때 떠나고 싶은 사람이고 지금은 육체와 정신과 관념이 모두 정점에 가까워졌다. 

다만 모든 것이 준비되어도 할 수 있는 것들은 접점이 있어야만 시작할 수 있고 세상의 일들은 나만 서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니 시간이 곧 나의 단점이고 나는 땅에 떨어지기 전에 최대한 향기를 흩날리고 싶다.

 

 









*이선화 작가의 과거 작품


<How Breathless>

540*390 Charcoal on paper 2023

 

최근에는 누드를 주제로 크로키, 드로잉을 주로 하고 있다.

이 그림은 1분 크로키에 리터칭을 한 작품.



<봉춤을 추네>

460*610 Watercoloer on paper 2022

 

폴댄스를 한지 5년차가 되던 해부터 폴댄서를 그리기 시작했다.



<세련된 카페 저편은 >

240*320 Pen on paper 2022 

 

이태원 카페에 앉아서 밖을 보는데 꼭 다른 동네같다. 

어반스케칭이 우리나라에 보편화되기 전인 2008년부터 시작했던 도시드로잉이 오히려 내가 건축을 그만두고 유행하기 시작했다. 

유행 좇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풍경을 발견하면 아직도 가끔 그리고 있다.



그림책 더미북 <꿈괴물 잠뿌>

Digital Drawing 2021

 

마포 서강도서관 어린이도서 코너에서 대여 가능 




<바오밥 스무디>

Digital Drawing 2019

 

집 앞 카페 둔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던 바오밥 스무디를 마시며 우쿨렐레를 치곤 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회화보다는 디지털드로잉의 선명함과 수정 가능함에 익숙하던 시기이다.

쨍한 색감과 패턴그리기(젠탱글)을 좋아했다. 




<목성산책>

Digital Drawing 2019

 

우리는 언제나 생에 치여 집에서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반려동물들을 신경쓰지 못할 때가 많다. 

꿈 속에서나마 아이들과 화려한 우주를 누비는 상상을 한다.


<Never Let Your Wings Wet >

Digital Drawing 2019

 

날개 젖은 새는 패닉에 빠진다. 

소중한 나의 아이들이 편안히 휴식하며 꿈을 꾸다가 이 비가 지나가면 내 몫까지 저 하늘 비행해주기를.




*이석현 작가의 과거 작품




<2021 사진 작업 중>





<2021 퍼포먼스 굿 마른오구>





<2023 바로 서는 뒤틀림>

퍼포먼스 포스터



<2023 바로 서는 뒤틀림>

퍼포먼스 사진



<2023 바로 서는 뒤틀림>

퍼포먼스 사진






<2023 누드크로키 퍼포먼스 그림극장>

퍼포먼스 포스터




<2023 누드크로키 퍼포먼스 그림극장 >

퍼포먼스 사진




<2023 누드크로키 퍼포먼스 그림극장 >

퍼포먼스 사진






*이선화 작가 모아도 프로필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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