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 WRITE
GOBUK
직면해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을 때가 되자, 외면해온 감정을 표현해서 마주하고 싶었다.
직관적인 그림을 그리되, 직접적이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얼굴 다음으로 감정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하는 손을 매개체로 선택했다.
손의 주인공은 나였고, 그래서 민트색으로 칠했다.
우울함을 나타내는 파란색과 양호함을 나타낼 때 쓰는 초록색의 사이의 색.
이 민트색이 우울하다기엔 양호하고, 양호하다기엔 우울한 내 상태를 담아낼 수 있다고 느꼈다.
내 그림을 보고 내가 초록색으로 나를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글쎄. 나는 내가 민트색이라도 괜찮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밝지 않아도, 빛나지 않아도, 자신을 사랑까진 못해도, 괜찮은 정도라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들.
자신을 인정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