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 SCULPTURE

김정윤 Kim-jungyun       


"지저분해 보여도 괜찮아 예쁘면 상관없어"

크기가 큰 것부터 시작해 차츰차츰 쌓아올리고 빈틈에는 더 작은 것들을 배치해 만든 책상 위 작은 직육면체 하나, 넓게 퍼질러져 있는 것들을 한데 모아 깔끔하게 만들어 만든 그것은 나에게 만족감과 시각적 아름다움을 안겨준다.
하지만 이처럼 나에게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완성되지 않은 부족한 것,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마치 나의 부모님이 나의 책상을 보며 아직 다 정리하지 않았냐라고 묻는 것처럼, 나의 그림 또한 그렇다.
어릴 적부터 그저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해온 미술은 어느 순간부터 나라는 사람을 소개하는데 있어 큰 카테고리를 차지하는 존재가 되어있었다.
그 카테고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나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 직접적인 경험이나 매체를 통해 나에게 보인 미술을 하는 사람들을 쫓아가려고 하며 내가 그저 손이 가는 데로 그린 그림들에 어설프게 의미를 부여하거나 평소 내가 취약한 부분이라 생각한 세밀한 정물이나 인물에 집착하며 방향성 없이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게 그들과 동일해지고자 나의 부족한 부분에만 집착하며 미술을 하려 하였고,

결국 부족함을 채우기에 급급해 내가 원래 가진 것을 잃어가는 나의 모습을 발견함과 동시에 눈이 탁 트이며 내가 부족한 부분에 뛰어난 작가님들뿐만 아니라 여러 개성이 넘치는 다른 작가님들도 보이게 됨으로써 내가 나 스스로의 틀에 가둔 '작가'라는 개념이 확장되며 진정으로 내가 추구해야 하는 작가로서의 방향을 잡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나에게 예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기로 하였다.
무언가 깊은 의미가 있다기보다 내 나름대로 예쁘게 정리한 책상 위의 직육면체처럼 누군가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하고 정신없는 그림처럼 보일지라도 나는 그저 내 눈에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온전히 나를 기준으로 그림을 그림으로서 나는 그 과정에 몰입하고 과정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내가 느낀 감정은 고스란히 그림에 다 나타나게 된다.
나는 뛰어난 말재주를 가진 사람도 유머감각을 가진 사람도 아니지만 나의 그림은 뛰어난 말재주와 유머감각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이끄는 힘을 가지고 나라는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기에 나의 작품들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내가 느낀 감정과 시각적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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