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
김유미 Kim- Yumi
캔버스를 구성하면서 여러 오브제를 차용한다.
어릴적 형제들과 뛰어놀던 마당,거실과 안방의가구배치, 엄마의옷과 화장대 밀접하게 연결된 공간,그리고 그것에서 끄집어낸 것들이 네 회면을 구성한다.
그러나 그 정확한 형태와 색, 질감 등은 다소 어렴풋해 실제 내 기억속에 존재하는 것들이라고 단언할수 없다.
그것들은 실재하는것일가? 아니면 부재하지만 실재하는것처럼 내가 믿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그것들은 내 기억의 파편에 일상의 경험들 , 그리고 변화무쌍한 감정들이 켜켜니 쌓인 것인지 모른다.
온전하다고 한때 믿었던 기억은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형상화, 그렇지 않다면 허상일 수도 있다는생각에 이르기도 한다.
그것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나조차 단정적으로 말할수 없다.
분명한것은 그것들이 잠든 순간을 탐타 모습을 드러낸다는 사실이다.
마치 꿈의 과정처럼 나는 그것들로 어떤 이야기를 쓰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오늘도 기억의 퍼즐을 맞추고 있다.
구슬 한알한알을 엮어야만 온전한 형태가 되는 목걸이가 채 이어지지 못한것처럼,나는 기억속에서, 또는 꿈속에서해매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내작품에 흔히 등장하는 실타래는 기억의 미로를 빠져나올수 있는 수단으로 배치 된것같다.
어쩌면 어릴적 그림책으로 읽었던 그리스 신화 속 아리아드네가 모티프가 됐을수도 있다.
괴물이된 친오빠 미노타누로스를 죽이고 테세우스가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건넨 아리아드네의 실타레 그것은 이야기의 시작이면서 동시에 끝없는 반복이기도 하다.
실타래가 풀리고 감기기를 되풀이 하듯 나는 끊임없이 시간의 태엽을 풀고 감는 작업을 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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